[강화=노년 신문] 성수목 기자=대한민국 가정이 흔들리고 있다. 고부 갈등과 세대 간의 단절은 이제 개인의 문제를 넘어 사회적 병리 현상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그러나 여기, 차갑게 닫혀 있던 마음의 빗장을 풀고 눈물로 서로를 보듬어 안으며 ‘가정 회복’이라는 위대한 기적을 써 내려간 세 여인의 감동적인 여정이 잔인한 각자도생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뜨거운 울림을 던지고 있다.
이번 여정의 시작은 며느리의 조용하지만 깊고 시린 눈물에서 비롯됐다. 시어머니와의 서툴렀던 관계를 이대로 방치할 수 없다고 결심한 며느리는 홀로 시어머니를 모시는 대신, 문득 친정 어머니까지 함께 모시는 이른바 '사돈 동행'이라는 파격적이면서도 눈물겨운 제안을 건넸다. "어머니, 우리 다 함께 석모도로 떠나요." 두 어머니의 손을 동시에 잡고 싶었던 그 간절함은, 오랫동안 한국 사회를 짓눌러 온 며느리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는 거대한 용기였다.
석모도의 아늑한 바닷가 석모도호텔에서 맞이한 첫 날 밤은 살얼음처럼 얇은 긴장감과 낯 설음으로 가득했다. 그러나 그 어색함은 호텔 내 '뉴욕 47번가' 카페의 통창 너머로 쏟아지는 석양 속에서 스르륵 녹아내렸다. 향긋한 차 한 잔을 사이에 두고 건넨 진솔한 고백은 서로의 가슴에 박혔던 가시를 뽑아냈고, 카페 안은 이내 세 여인의 뜨거운 눈물과 다정한 웃음소리로 채워졌다.
마음의 문이 활짝 열린 결정적 장소는 석모도 미네랄 온천이었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따스한 온천수에 몸을 담간 두 어머니와 며느리는 오랜 세월 가슴속에 묻어두었던 섭섭함과 오해를 온기의 힘을 빌려 씻어냈다. 서로의 주름진 손을 꼭 잡은 채 흘린 눈물은 묵은 감정을 씻어내는 정화의 세례였고, 그 눈물 방울 속에는 어느덧 흉허물 없는 동질감과 애틋한 모정(母情)이 가득 찼다.
이어 안양대학교 파크골프장의 초록빛 필드 위에서 이들은 세대의 벽을 완전히 허물었다. 서툴지만 서로의 자세를 고쳐주고 굿샷을 외치며 환하게 웃는 그 순간, 세 사람을 가로막던 세상의 편견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그것은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가족'이라는 이름의 온기와 예(禮)를 되찾는 거룩한 치유의 의식이었다.
"이제는 눈물의 사돈 동행을 전국으로"… 가정 회복 사회 운동의 불씨 지펴
석모도에서 피어난 이 눈물의 화해 드라마는 비단 어느 한 가정의 사소한 나들이에 그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과 시민 사회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파탄 난 가족 공동체를 되살리기 위한 ‘전 국민 사돈 동행 및 가정 회복 사회 운동’으로 확산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각자 도생과 개인주의가 지배하는 현대 사회에서, 밥상 머리의 백 마디 잔소리보다 함께 바라본 노을과 함께 걸은 발걸음이 얼마나 깊은 치유를 선물하는지 석모도의 바람은 증명해 냈다. 세 여인의 따뜻한 눈물 방울이 모여 메마른 우리 가정의 대지를 적시는 거대한 사랑의 물결로 퍼져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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