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LL 넘은 北어선 57시간 탐지 못한 軍
NLL 넘은 北어선 57시간 탐지 못한 軍
  • 노년신문
  • 승인 2019.06.24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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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어선 NLL 넘어 삼척항 정박… 軍, 사흘간 몰라
일부 정치권 “정경두 국방부 장관 책임지고 사퇴해야”
평화당 “文대통령, 국방장관 책임묻고 국민에 사과”

지난 15일 강원도 삼척항에서 발견된 북한 어선(소형목선)이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3일 동안이나 군의 작전 책임구역인 동해상에 머물렀지만 전혀 식별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북한 어선은 아무런 제지 없이 삼척항에 정박했고, 산책을 나온 주민이 이들을 발견해 112에 신고할 때까지 군과 해경은 관련 사실을 전혀 몰랐던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 선박은 지난 9일 함경북도에서 출항해 10일 동해 NLL 북방에서 조업 중이던 북한 어선군에 합류했다. 11∼12일 위장 조업을 한 해당 선박은 12일 오후 9시께 NLL을 넘었다. 13일 오전 6시께 울릉도 동방 30노티컬마일(약 55㎞) 해상에서 정지했다. 

그날 오후 8시께 기상 악화로 표류하다 최단거리 육지 방향으로 항해를 시작했고, 14일 오후 9시께 삼척 동방 2∼3노티컬마일(약 4~5㎞)에서 엔진을 끈 상태로 대기했다.
삼척항에 곧바로 접안하지 않고 밤 사이 해상에 대기한 것은 야간에 동력을 켜고 해안으로 접근할 경우 우리 군의 대응 사격 가능성을 우려한 행동으로 분석됐다.
어선은 15일 해가 뜬 이후 삼척항으로 출발해 오전 6시20분 삼척항 방파제 인근 부두 끝부분에 접안했다.

북한 어선이 12일 오후 9시 NLL을 넘어 15일 오전 6시20분 삼척항에 정박할 때까지 57시간이 넘는 동안 군과 해경은 어선의 동태를 전혀 식별하지 못했다. 
14일 하루 동안 울릉도 동북방 해상에서 삼척항으로 동력을 이용해 이동하는 동안에도 군과 해경의 감시체계에 포착되지 않았다.

북한 어선이 NLL을 넘을 때 NLL 부근에 경비함 여러 척이 경계 작전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P-3C 초계기와 해상작전헬기 등도 정상적으로 초계 활동을 펼쳤다.
심지어 군 당국은 북한 어선들의 조업 활동이 늘어난 5월말 이후 이들이 NLL을 넘어오는 것을 감시하기 위해 경계 작전을 강화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적으로 군과 해경은 평소보다 삼엄한 경계 작전을 펼치고도 3일 가까이 우리 영해에 머물러 있던 불상의 선박을 탐지하지 못했다. 또 지난 15일 오전 6시15분께 삼척항 인근 해안선 감시용 지능형 영상감시체계에는 삼척항으로 접안하는 북한 선박의 모습이 1초간 2회 포착됐다. 

삼척항으로 드나드는 선박을 관리하는 해양수산청과 해경의 CC(폐쇄회로)TV에도 해당 선박의 모습이 찍혔지만 조업 활동을 마친 남측 어선으로 판단,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함경북도를 출발해 아무런 제지 없이 삼척항에 정박한 북한 어선과 선원들은 오전 6시50분께 산책을 나온 주민이 112에 신고하면서 실체가 드러났다.
신고자는 차림새가 특이한 북한 선원을 발견하고 “어디서 왔느냐”고 물었고, 북한 주민들은 “북한에서 왔다”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북한 주민 중 1명은 “서울에 사는 이모와 통화하고 싶다”며 휴대전화를 빌려달라고 요구했다. 
이때 북한 주민 2명은 방파제로 올라와 1명은 서 있고, 다른 1명은 앉아 있었다. 나머지 2명은 선박에 그대로 머물러 있었다.
이들 중 1명은 인민복, 다른 1명은 얼룩무늬 전투복을 입고 있었고, 나머지 2명은 작업복 차림이었다. 

군 관계자는 “주민 4명은 복장과 관계없이 민간인으로 1차 확인됐고, 대공 용의점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4명 중 2명은 최초부터 귀순 의도를 갖고 출발했다고 진술했고 나머지 2명은 본인 의사로 북한으로 송환됐다”고 설명했다.

이들이 타고온 북한 선박은 현재 동해 1함대에 보관되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선박은 길이 10m, 폭 2.5m, 무게 1.8t으로 28마력의 엔진을 장착했으며, 어구가 실려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침투가 예상되는 곳에 경계 밀도를 높이고, 침투가 예상되지 않는 곳은 (경계) 밀도를 낮추는 것이 현실적”이라며 “군의 경계작전에 문제가 있었는지는 나중에 조사 결과가 나오면 면밀히 분석해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으로 군과 해경의 해안 경계시스템에 문제가 드러나면서 경계작전 지휘 책임자 등의 문책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국방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2019 전반기 전군 주요지휘관회의’ 모두 발언에서 “경계작전 실태를 꼼꼼하게 되짚어보고 이 과정에서 책임져야 할 인원이 있다면 엄중하게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장관은 또 “전력 운용 부분의 문제점을 식별해 조기에 적시적으로 보완해나가야 한다”며 “장비 노후화를 탓하기 전에 정신적 대비태세를 굳건히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여야는 19일 북한 소형 목선 1척이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삼척항에 정박한 것을 두고 국가 안보에 비상이 걸렸다며 엄중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한 목소리로 질타했다.

자유한국당은 황교안 대표, 나경원 원내대표까지 나서 부실한 군 안보 태세를 지적하고 정경두 국방부 장관의 사퇴까지 요구했다.
황 대표는 이날 열린 당 대표 및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만약 어선이 아니라 간첩선이었다면 어쩔 뻔 했겠느냐”며 “배를 항구에 대고 상륙할 때까지 군 당국은 전혀 몰랐다고 한다. 낚시를 하던 민간인이 신고한 뒤 사태를 파악했다고 하니 기가 막힐 노릇”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 원내대표 역시 의원총회에서 “대한민국 안보는 군이 지키고 있지 않았다. 어민이 지키고 있었다”며 “안보의 무장해제를 가져온 국방장관은 누구에게 책임이 있는지 물을 게 아니라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평화당은 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했다. “초동단계 관련자부터 조사·보고 관련자와 국방장관까지 철저히 수사하고 엄중 문책해야 한다”며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은 국방장관의 책임을 묻는 건 물론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김종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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