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평운동과 수직운동
수평운동과 수직운동
  • 노년신문
  • 승인 2019.05.13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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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중탁 미국 골프 티칭프로(USGTF)의 재미있는 골프이야기 56

20여 년 전 저녁 늦게 골프장 주변 식당에 들렀더니 골방에서 떠들썩 소란스러움과 함께 “골프도 그렇게 신중했으면 안 잃었지”라는 대화가 들려 왔다. 골프 후 뒷풀이로 카드놀이 를 하는 현장이었다.
골프샷은 거침없이 저돌적으로 스윙을 하는데  카드놀이에서는 항상 장고를 하며 꾸물거리는 동료에게 하는 핀잔이었다.

골프의 실제 운동효과는 미미하다고 의심하기도 하지만 영국의 골프 전문지 ‘골프 월드’에 의하면, 18홀 라운드를 할 경우 45분 간의 웨이트 트레이닝, 2시간의 달리기 효과와 같다고 한다.

아름다운 야외 자연공간에서 스트레스 해소와 마음의 힐링 효과도 크다. 거리를 계산하고 스윙에 집중하기를 반복하여 집중력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된다.
골프는 허리를 수평방향으로 반복적으로 꼬았다 풀어주는 운동이며 1시간 이상 연습스윙은 몸의 유연성과 상체근육의 발달에 큰 도움을 준다. 장을 자극해 장의 기능을 개선 하고 어깨와 손목의 근력을 키우고 허리도 강해진다.

그러나 골퍼들 중에는 골프스윙은 몸의 수평적 회전운동일 뿐이라고 여기기도한다.
2000년대 초반 골퍼들 사이에서 ‘수평운동 수직운동’이라는 용어가 유행했었다.
지금도 내기 없는 라운딩은 반찬 없이 맨밥 먹는 것과 같다며 최소한의 반찬(게임머니) 이라도 놓고 라운드를 한다.

사실 골프역사 초기부터 내기는 골프와 늘 함께 있었다.
요즘의 내기는 다양한 방법으로 진화했다. 20여 년 전에는 주로 홀 빼먹기(홀매치)와 스트록 게임(타당 얼마씩 주고 받는 게임)을 했었다. 지금도 마찬가지겠지만 전(前)홀 패자에게 ‘두들길 수 있는 자격’ 즉 채로 땅을 두 번 치며 이 번 홀 배판(타당 게임머니를 두 배로 올린다는 신호)을 요구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 한다.

이렇게 하다 보면 흥분과 감정이 격해져서 2 배 4배까지도 게임머니가 커져서 준도박에 가까워지기도 한다.
문제는 이것으로 끝이 아니라는 것이다. 라운드 종료 후 골프장 근처 식당으로 이동하여 식사 후 다른 게임 즉 포커나 화투놀이로 이어지는 것이다.
구실은 참 그럴듯해서 잃은 사람에게 만회의 기회를 제공하고 5시간 동안 팔이 수평운동 (골프스윙 궤도)만 했으니 신체의 균형감각 유지를 위해서 수직운동 (화투는 위에서 아래로 치는 팔운동)을 꼭 해야 한다는 것이다.

당시 골프장 주변의 식당들은 룸 안의 식탁 밑에 담요와 화투를 항상 비치해 놓거나 늦도록 수직운동을 계속 하도록 별도의 방도 준비해 두고 있었다.
새벽에 집을 나와 밤늦게 귀가 해서는 36홀 했다고 핑계대기가 유행이었다.
그런데 골프내기는 게임일까 도박일까.

우리 형법 제246조 1항은 ‘재물로서 도박한 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 또는 과료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판례를 보면 도박이란 ‘재물을 걸고 우연(운)에 의하여 재물의 득실을 결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관련법의 단서 조항으로 내기를 했더라도 판돈이 적거나 일회성으로 인정되면  처벌은 면하지만 이에 대한 일반적인 기준은 사실상 애매하다.
분명한 것은 상습적일 경우 3년 이하 징역이나 2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가중처벌 된다는 사실이다. 게임(오락)과 도박의 차이는 도박의 목적은 재산증식이고 게임은 오락이 목적이다.

내기골프 애호가들은 이에 “내기 안 걸고 골프치는 사람이 어디 있냐, 골프장에 있는 사람들 모두 도박 범죄자들이냐”라고 항변한다.
지난 3월 19일 배우 차태현과 개그맨 김준호의 내기골프 사실이 드러나자 위법, 합법을 놓고 갑론을박이 계속되었다.

둘은 2016년 7월 두 차례 225만원, 260만원을 걸고 내기골프를 했다고 한다. 논란이 일자 그들은 “국내에서 게임(오락)으로 했고 딴 돈은 곧바로 다 돌려줬다”고 했다.

2001년 신안CC 리베라CC 등 5개 골프장과 건설업체 호텔들을 소유한 신안그룹 P회장이 그의 골프장에서 하도급 업체들과 타당 최고 100만 원짜리 판돈 총 40억원 대의 초대형 내기골프 도박을 하고 옥살이를 했다. 6인 1팀을 만들어서 36홀을 계속 했는데 형식상은 내기골프지만 하도급 업체들의 져주기 접대골프였다고 한다.

그는 라운드 후 이들을 다시 클럽 하우스내 회장실로 모이게 하고 포커와 고스톱 도박장을 개설해 주고 한 판에 10%씩 고리를 챙겼다.
무리한 수평운동 수직운동을 한 셈이다.
모든 운동은 적당히 할 때 몸과 마음에 이롭고 지나치면 독이되어 안 하니만 못하다는 것이 만고의 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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