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급한 요양병원 장기입원시 비용 부담 늘어난다
불급한 요양병원 장기입원시 비용 부담 늘어난다
  • 노년신문
  • 승인 2019.05.07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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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적 필요도 낮은 입원 본인부담률 40%
361일 이상 입원료 하루당 5% 추가 삭감
건정심, ‘요양병원 수가체계 개편안’ 의결
서울의 한 병원에서 간병인이 환자를 돌보고 있다.
서울의 한 병원에서 간병인이 환자를 돌보고 있다.

오는 10월부터 불필요한 요양병원 장기입원을 줄이기 위해 입원 필요성이 낮은 환자 부담이 늘어나는 방향으로 요양병원 수가체계가 바뀐다. 1년 이상 ‘사회적 입원’을 시킨 요양병원엔 수가를 추가 삭감하기로 했다.
보건복지부는 이런 내용의 요양병원 건강보험 수가체계 개편 방안이 2019년 제7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의결됐다고 30일 밝혔다.

10년새 입원일 49일↑의학적 필요 기준 수가체계 개편
2008년 690개였던 요양병원은 10년만인 지난해 1445개로 2배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병상 수도 7만6068개에서 27만2223개로 3.6배, 연간 입원환자 수도 18만6280명에서 45만9301명으로 2.5배 급증했다.

그러나 급성기 치료 이후 일정기간 입원이 불가피한 환자들의 입원을 보장한다는 당초 취지와 달리 중증환자비율은 72.8%에서 47.1%로 25.7%포인트 급감하고 경증환자비율이 되레 25.3%에서 51.2%로 2배 이상 늘었다. 상당수 요양병원이 입원 필요성이 낮은 환자를 장기입원하는 형태로 운영하면서 평균입원기간은 125일에서 174일로 1.4배 길어졌다.

일부 요양병원에선 환자 안전관리 소홀 및 의료서비스의 질 저하, 본인부담금 할인을 통한 환자유인행위 등 문제점이 지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이에 복지부는 요양병원의 의료적 기능을 강화하되 불필요한 장기입원은 줄이는 쪽에 수가체계 개편 방점을 찍었다.
비교적 정형화된 치료가 중장기간 이뤄지는 특성상 요양병원 수가는 입원 1일당 정해진 금액을 받는 ‘일당정액수가’제도로 운영된다. 이 때 입원환자는 7단계로 구분되는데 의학적 필요성(의료최고도-고도-중도-경도)과 돌봄 필요성(문제행동군-인지장애군-신체기능저하군)이 혼재돼 있었다.

이번 개편 방안은 입원환자 분류체계를 ‘의료최고도-고도-중도-경도’ 등 의학적 입원 필요성에 따른 단일 기준으로 정비하는 게 골자다. 의료최고도(혼수상태, 인공호흡기가 상시 필요한 환자 등)와 고도(심한 사지마비, 심한 욕창, 심한 화상 환자 등)의 경우 치료 독려를 위해 수가를 기존 수가(가중평균가)보다 10~15% 인상한다.

의료중도(중등도 사지마비, 중등도 욕창, 수술 창상 치료 등)는 현행 수가를 유지하되, 회복이 가능한 환자를 무작정 눕혀놓고 기저귀만 채워놓은 채 방치하는 일이 없도록 기저귀 없이 보행 훈령 등을 할 경우 주는 ‘탈(脫)기저귀 훈련’ 수가를 신설하기로 했다.

망상·환각 등으로 약물 치료가 필요한 중증 치매 환자와 마약성 진통제 등 투여가 필요한 암환자 등도 앞으로 중도로 분류돼 적극적인 치료가 이뤄질 전망이다.
경증치매, 일정수준의 전문재활치료를 받는 환자 등 의료경도의 경우 단순 기억력 저하로 입원하는 경우를 막기 위해 치매 진단을 받은 후 관련 약제 투여가 이뤄지는 경우로 분류 기준을 명확히 하고 약제비용을 반영해 수가를 일부 조정했다.

의학적 분류군에 속하지 않는 환자들은 ‘선택입원군’으로 따로 분류한다.  본인부담률이 의학적 입원 필요성이 있는 환자(20%)보다 2배 높은 40%로 적용하고 이마저 일정 기간만 입원할 수 있도록 했다.

선택입원군은 입원시키는 병원이나 입원하는 환자 모두 손해다. 선택입원군 요양급여 비용은 4만5100원으로 의료최고도 수가 8만870원의 절반에 불과한 반면, 환자가 부담하는 비용은 1만8040원(40%)으로 의료최고도 입원 환자(1만6170원)보다 많아진다.

복지부는 2023년 전까지 요양병원이 질병군별로 전문화된 의료적 기능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뇌졸중, 치매, 중증신경근육질환(루게릭병) 등 주요 질병군별로 차별화된 차세대 수가체계 개편방안을 연구용역 등을 거쳐 마련하기로 했다.

요양병원 ‘사회적 입원’, 병원 · 환자 모두 ‘손해’
불필요한 장기입원으로 건강보험 재정에 부담을 주는 이른바 ‘사회적 입원’을 줄이는 대책도 마련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요양병원에서 180일 이상 머무르는 장기입원자는 4만9000여명으로 추산된다. 2017년 기준 65세 이상 요양병원 입원환자의 46.7%가 이런 180일 이상 장기입원자로 분류된다.

장기간 입원할수록 환자 평가나 처치 행위들이 줄어드는 점을 고려해 그동안은 181일 이상 입원 시 입원료의 5%(1일당 약 1010원), 361일 이상 입원하면 10%(1일당 약 2020원)씩 입원료를 수가에서 차감해오고 있다.이번 개편 방안에선 이를 한층 강화해 271일 구간을 신설하고 271일 이상 입원할 때 10% 차감하고 361일 이상 입원할 땐 15%(1일당 약 3030원)를 차감해 5%포인트 추가 삭감하도록 했다.

아울러 요양병원이 서로 환자를 주고받으며 장기간 입원하는 행태를 차단할 수 있도록 요양병원에 한해 입원이력을 누적 관리하고 입원료 차감기준을 연계 적용한다. 여기에 본인부담상제 초과 시 돌려받는 금액을 요양병원이 아닌 환자에게 직접 환급한다.

현재 건강보험공단은 과도한 의료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본인 일부부담금 총액이 개인별 상한(올해 81만~550만원)을 초과하면 환자가 아닌 공단에서 나머지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문제는 요양병원이 해당 금액을 이용해 사전 할인이나 연간 약정 혜택 등으로 광고해 환자를 유인하는 경우가 있었다는 점이다. 초과금액을 요양기관이 공단에 청구하고 받는 방식을 악용한 것이다.
이에 정부는 앞으론 초과 금액을 공단이 직접 환자에게 진료일로부터 3~5개월 후 환급하도록 개선했다.

요양병원 환자 지역사회 복귀 돕는다
요양병원 환자의 지역사회 조기 복귀를 위한 연계 기능 강화는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지난해 12월27일 발표된 ‘요양병원 수가체계 개선 방안’에 따라 경제·사회적 어려움이나 돌봄요구가 있는 환자를 통합 평가하고 필요한 지역사회 의료·돌봄서비스를 연계해 줄 경우 관련 활동에 대해서도 건강보험이 보장하는 방안이 마련되고 있다.

요양병원에 환자가 입원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구축 예정인 ‘환자지원시스템’에 입원 현황을 입력하면 환자별 노인장기요양서비스 및 각종 사회복지서비스 수급 현황이 확인 가능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맞춤형 치료방침을 정하고 지역사회 복귀가 가능한 환자는 ‘퇴원지원 표준계획(케어플랜)’을 수립하게 된다.

지역사회 통합돌봄 선도사업 지역은 요양병원에서 수립된 ‘퇴원지원 표준계획’을 지자체가 바로 받아 환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한다. 요양병원 입원환자의 안전관리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관련 수가 신설 및 인증기준 개선도 병행한다.
일정기준을 충족하는 요양병원은 입원환자 안전관리 및 감염예방·관리 관련 수가 등을 산정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요양병원의 환자안전 및 감염예방 관련 인력 확충과 기능 보강도 지원할 계획이다.

2021년 3주기 요양병원 인증부턴 환자안전 관련 중요 기준이 필수 항목으로 전환되고 불시 조사 등을 도입해 인증 병원의 사전·사후관리 강화할 예정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길게는 10여 년간 이어진 논의 끝에 요양병원 개편에 대한 첫발을 뗐다”며 “수가체계 개선 방안은 과제별로 올해 3분기내로 개정 고시안을 발표하고 10월 이후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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